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태양은 노랗게 타오른다 1 - 모던 클래식 013


아프리카라는 지역/대륙, 그리고 나이지리아라는 나라에 대한 특별한 관심이 있는 건 아니지만, 가끔 이렇게 손이 가게 된다. 역사책을 본 적이 있고, 케냐의 소설 십자가 위의 악마 를 수년전에 읽어본 후에 어쩌다 이 책을 손에 잡았다. 몇가지 인상을 짤막하게 풀어나가면, 읽다가 작가가 여성인가? 라고 생각하면서 확인했더니 그렇더라. 도대체 책을 고른 근거가 뭔지... 하여간, 그리고서 은근히 많은 섹스씬은 주인공, 나이지리아 그리고 비아프라 사람들의 생명력을 말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싶어지는 것을 느꼈다. 덧붙여 비아프라 관련 내전 이야기는, 그 과정에 사람들이 겪는 고통과 어려움, 절망들은 현기영이나 박완서의 소설에서 그려지는 것과 본질적으로 차이가 없는 듯 하다. 마지막으로 표면적으로 문제시되지 않았지만, 원주민들 사이의 계급분화는 매우 심각한 것이라고 할 수 밖에 없을 듯. 그건 그냥 그려졌는데, 이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이 너무 없어서, 오히려 의도적인게 아닌가 싶을 정도였다.등장인물들의 감성을 따라갈 수는 없겠지만, 객관적으로 식민지 이후 내전을 크게 겪은 국가에서 태어나 자라고 듣고 본 것들이 체화된 한국인의 입장에서, 그 정서가 이해는 충분히 되었다. 그러면서도 차이가 있는건 분명하고. 단지 이야기의 배경이 가지는 문화적 민족적 차이라기 보다는 작가 치마만다 은고지의 문체가 좀 더 날것에 가까운 분위기를 이어나가고 있다는 점이 기억에 더 강하게 자리잡는 것 같다. 어찌보면 문화/민족/인종적 차이라고 해도 무방한 것 같다. 그들이 기뻐하고 사랑하고 증오하고 괴로워하는 모습은 확실히 한국의 소설이나 극에서 보여지는 것들보다 덜 정제되어 있는 것 같다. 실제로 그들이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다시금 작가의 글쓰는 법에 좀 더 관심이 가게 된다. 감정선을 때로는 꽤나 거칠게 표현하는 것 같다. 전쟁을 배경으로 하는 이야기들 중에서, 군인들이 주인공이 아닌 이야기에서 이처럼 감정의 격동이 격렬하게 그려지는 작품들이 얼마나 될까 하는 생각도 든다. 뭐 많이 읽어보질 않았으니 모르지만... 그래도 그게 확실히 보편적인 동감을 불러일으키는 힘이 있다고 느껴진다. 주요 배경이 되는 전쟁의 원인에 대해서는 이해가 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비아프라라는 국가/지역의 역사에 대해 조금이나마 알게되었다는건 이 책을 읽어본 부수익이라 할 수도 있을 듯 하다.
고통은 나를 죽이지 않아,
나를 지혜롭게 하지

태양은 노랗게 타오른다 는 한국 독자들에게 아프리카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기념비적 소설이다. 저자 아다치에가 아프리카 나이지리아 역사를 반짝이는 지성과 연민, 뜨거운 감동으로 기록했다. 1960년 영국의 식민 치하에서 갓 벗어난 나이지리아. 그 동부에서 살아가던 이보족이 비아프라라는 독립국을 세우면서 피비린내나는 3년간의 내전이 시작된다. 일꾼 으그우, 유학파 지식인 올란나, 영국인 리처드, 이 세사람의 눈을 통해 대학살과 쿠데타, 내전으로 이어지는 나이지리아 현대사를 생생하게 되살려 낸다.

이 작품이 전쟁을 다룬 소설 중 두드러지는 것은 사랑에서부터 갈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상황의 인간 감정을 잊을 수 없는 울림으로 표현해 냈기 때문이다. 전쟁이라는 끔찍한 상황 속에서 오히려 희망의 근거를 확인해 가는 피 흘리는 아프리카의 모습.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감동적인 이야기를 태양은 노랗게 타오른다 에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1부 1960년대 초기
2부 1960년대 후기